정부가 의료취약지 해결책으로 추진하는 편의점 의약품 확대와 비대면 진료 정책이 실제 농어촌 주민들의 수요와 맞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하 약준모)이 의뢰해 리서치앤리서치에서 진행한 '읍·면 지역 거주자에 대한 보건의료 수요도 조사'에 따르면 읍·면 지역 주민들은 비대면 진료나 편의점 의약품보다 공공병원과 공공약국 설립을 더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25년 7월 전국 읍·면 거주자 502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전화 설문조사(CATI)를 통해 실시됐다.
조사 결과 읍·면 지역 주민의 약 30%는 응급실까지 이동하는데 30분 이상이 소요되어 응급의료 접근성에 중대한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약국·병의원·보건소 등 경질환 대응기관은 차량 또는 도보 10분 이내에 위치하는 경우가 60% 이상이었다.
편의점 의약품에 대한 실제 이용률은 예상보다 낮았다. 전체 응답자의 58.8%가 편의점 의약품 이용 경험이 없다고 답했으며, 60대 이상 응답자에서는 79.2%가 이용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편의점 접근성 또한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보건의료기관까지 차량 또는 도보로 30분 이상 소요되는 지역 거주 비율을 보면 약국(5.6%), 보건소 및 병의원(3.6%), 편의점(5.4%)로 조사되어, 일부 지역에서는 편의점조차 접근성이 낮은 상황이었다.
비대면 진료 이용률은 더욱 저조했다. 휴대폰 앱 기반 서비스 이용 조사에서 비대면 진료 이용자는 전체의 5.2%에 불과했으며, 60대 이상에서는 2.5%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의 58.8%는 휴대폰 앱을 통한 각종 서비스를 아예 이용하지 않고 있었다. 앱 서비스 중에서는 '온라인 뱅킹'이 32.9%로 가장 높았고, '택시 호출 서비스'(24.7%), '기차 및 대중교통 예약'(24.5%) 순이었다.
비대면 진료와 지역 병의원 및 약국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서 78.9%가 "비대면 진료보다 지역 병의원과 약국이 존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면 지역 병의원과 약국이 없어져도 괜찮다"는 응답은 6.0%에 그쳤다.
편의점 상비약과 지역 약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86.1%가 "거주지 근처에 약국이 존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판다면 거주지 근처에 약국이 없어져도 괜찮다"는 응답은 6.8%였다.
정부에서 우선 추진해야 하는 보건의료 정책을 묻는 질문(2가지 선택)에서는 '거주지 근처에 공공병원 및 응급실 설립'이 56.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공공약국 설립'(48.6%), '편의점 의약품 판매 확대'(29.7%), '비대면 진료 확대'(20.7%) 순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박현진 약준모 회장(약학박사)은 "현재 추진 중인 비대면 진료 및 편의점 의약품 확대 정책이 의료취약지역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자원 배분이 디지털화 및 시장 중심 정책보다는 공공보건 인프라 강화에 집중되어야 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60대 이상 노령층이 많이 거주하는 읍·면 지역의 특성상 오프라인 보건의료기관에 대한 수요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의료취약지의 의료공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병원과 공공약국과 같은 오프라인 보건의료기관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키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